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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로 설계 엔지니어의 워라밸, 회사 생활 근황, 꼭 대기업을 가야 하나?

회로엔지니어 2023. 10. 2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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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요새 취업 시즌이라 그런지 블로그 방문자 수가 전보다 더 많이 늘은 것 같네요. 저는 열심히 회사에서 제품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회로 설계 엔지니어의 워라밸, 회사 생활하면서 느낀 것들 등등 취준생 분들이 내부적으로 궁금해 하는 것들을 위주로 작성하려고 합니다. 디테일하게 말씀드리고 싶은데 회사 보안 상 그럴 수 없다는 점 양해 말씀 드립니다. 저도 아쉽네요.

 

 

1. 회로 설계 엔지니어의 워라밸 좋은가?

 

 음.. 일단 좋지않습니다....

 

 제가 회사에서 선행 연구 개발이 아닌 제품 설계를 하고 있으니, 이쪽에 초첨을 두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제품 설계를 한다는 것은 마감기한이 정해져 있는 일을 하는 것이지요. 즉, 워라밸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머리가 정말 좋으신 분들은 후딱 일을 해치우고 일찍 퇴근하여 집에서 쉬실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닌 이상 빠듯한 기한에 허덕이며 일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저는 메모리 제품을 하기 때문에 일이 정말 많습니다. 왜냐하면, 메모리 분야는 변화가 빠르고 경쟁도 빡세기 때문에 빠르게 빠르게 새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더 좋은 성능을 탑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담당하는 제품이 몇개 없다면 업무량이 적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기업은 모르겠지만 제품 종류도 많고 한 분야를 이끄는 큰 기업에서는 업무량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 한가지 회로 설계 엔지니어가 바쁜 이유는 신경 쓸 것이 정말 많다는 것입니다. 회로 설계를 하고 레이아웃 팀에 설계도를 준다고 일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레이아웃 팀에서 그려준 회로를 토대로 다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결과가 좋지 않다면, 어떻게 수정을 할 것인지 생각해서 레이아웃 팀에 가이드라인을 줘야 합니다. 이렇게 했다고 끝난 것이 아닙니다. 최종 칩을 완성하여 패키지 작업 전 웨이퍼 테스트를 할 때 검증 결과가 좋지 않다면 이것 또한 설계 엔지니어가 신경 써 주어야 합니다. 여러 신호들을 이렇게 저렇게 넣어서 다시 검증 해달라고 검증팀에 요청해야 하며, 그래도 안될 시에는 회로를 다시 수정하여 칩을 다시 제작해야 합니다. 

즉, 반도체가 제작되는 일련의 모든 과정에 개입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 바쁠 수가 없겠지요 ㅎㅎ

 

 

 워라밸을 보고 회로 설계 엔지니어가 되야겠다는 건 앞 뒤가 안 맞는 말인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설계 엔지니어들은 무엇을 바라보며 일을 할까요? 제 생각에는 성취감인 것 같습니다. 주변 동료들을 보면 야근도 많이 하고 업무량도 많아 보이지만, 바쁜만큼 실력을 쌓을 수 있고 인정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많은 것에 만족하며 다니고 있습니다. 저 또한 제 실력과 경력을 키우는 재미에 초점을 두고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2. 요즘 회사에서 하는 일과 회사 생활은 어떤지?

 저는 디지털 회로 설계와 아날로그 회로 설계 모두를 하고 있습니다. 반복적인 로직이 들어간 부분들이나 function 이 정말 많은 부분들은 RTL code 를 작성하여 설계를 진행하며, 중간 중간 아날로그 block 을 설계하여 파형을 보정하거나 증폭 시키고 있습니다. 석사는 아날로그 회로를 전공하여 디지털 회로 설계 tool에 익숙치 않아 처음엔 어려움이 있었지만, 잘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정말 의외인 점은 학부때 코딩 공부를 소홀히 했다는 것을 후회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아날로그 전공을 할 예정이기 때문에 코딩은 안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졌지만, 이건 정말 멍청한 생각이었습니다. 설계를 하다보면 코딩을 통해 업무를 훨씬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겠다라는 상황이 자주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많은 netlist 들을 tool에 적합하게 변환 하고자 할 때 코딩을 통해 변환 코드를 짜면 한번에 일을 처리 할 수 있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이런 비슷한 상황이 자주 있었고, 그 때마다 chat gpt 를 통해 코드를 짰습니다. 결국엔 해결했지만, 시간이 많이 걸렸고 이런게 다 실력 차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여러분들은 저처럼 후회하지 마시고, 학부 때 여러 과목을 성실하게 들으시길 바랍니다...ㅎ

 

 

 

3. 꼭 대기업을 가야하나?

 

 이건 정말 사람 가치관에 따라 대답이 달라지고 부서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제가 확답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예시를 들어드리지요. 

 

 

 월급쟁이들 중 그나마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대기업을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만큼 업무량은 많고 연차가 쌓일 수록 책임질 것들도 많아지는 건 감당하셔야 합니다. 대기업 중에서도 워라밸까지 좋은 부서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이런 부서를 원하는 만큼 들어가기도 빡세다는 것은 알고 계셔야 합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해도 실력을 인정받으면 대기업 만큼 연봉을 주는 곳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나 작은 기업에서 대기업 이상의 연봉을 받는건 제가 거의 들은 적이 없었고 기업이 작다해서 업무량이 작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 부분을 보면 확률상 대기업이 더 나아 보일 수 있습니다. 

 

 

 확답은 못드린다 했지만..... 한 번쯤 대기업을 도전해서 가볼만 하다 라는게 제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위의 예시들을 다 떠나서 대기업을 가면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기에 더해 열심히 까지 하는 사람 정말 많습니다. 저는 이런 분들을 통해 보고 배운 것들이 많았습니다. 삶을 대하는 태도들이나 책임감 등 일 외적으로도 배울 수 있는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회사 시설, 식당, 자녀 배우자 혜택 등의 장점들도 많이 있으니 미래를 생각한다면 대기업 지원은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생각합니다. 

 

 

 

또 생각나는 것들이 있으면 추가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궁금한 것들이 더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최대한 빨리 답해드리겠습니다.